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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현미경(칼럼등)

미네르바와 이 정부의 차이

                                                                                                       -단재몽양          

2008년의 대한민국 한복판에서는 참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진다. 야인 한사람의 현실비판 능력 앞에 온갖 고급 정보를 주무르며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는, 한 나라의 경제수장을 비롯한 권력 담당자들과 집권당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를 잡아 들여 조사하라고 검찰수장을 부추기질 않나, 경제수장이라는 사람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발언씩이나 한다. 또한 국가 최고 정보기관에서는 그를 불러 조사했다는 설과 협박설이 시중에 돈다. 그러다가 끝내는 전가의 보도인 색깔까지 들먹인다.

 

어찌된 일인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증권회사에 근무한 경력과 외국에 좀 있어 본 일천한 경력의 한 개인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을 주무르며 경제정책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되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능력의 차이가 있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는 말인가. 최고 학부에 최고의 국가고시쯤을 통과하고 최고의 연줄과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대응치고, 지금의 이 사태는 심각하다 못해 초라하며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현실의 고통 속에 허우적대는 국민은 이것을 보며 도대체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그렇다면 이렇게 된 이유가 뭘까. 물론 이 경제정책을 포함한 정부정책 전반을 국민의 시각과 기대에 맞추어 내지 못하는 이 정부의 무능함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그러나 꼭 무능 때문일까. 정말로 이 정부는 대통령과 집권 세력의 무능으로 인해 오늘 이 현실을 만들어 내고 말았을까. 설령 그러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모두 동의하기에는 뭔가 뒤가 구리다.

 

솔직해 지자. 미네르바라는 한 야인은 그의 입을 통해, 자신의 발언들은 국내외에서 만들어져 올라오는 각종 보도와 그 속에 포함된 경제수치들, 그리고 그것과 유관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철저히 분석 대입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자료와 정보들을 양심껏 분석 대입하여 보니 그런 분석과 예측이 가능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그리고 그것이 맞아떨어졌고, 그것을 놓고 이 정부와 관료들은 허둥대는 것이다.

 

그런 정도라면, 한 개인이 그 정도 정보로도 해내는 일을 대체 정부의 최고 엘리트들과 권력자들은 왜 못해 내는 것인가. 정말 능력이 모자란 것인가. 아니면 그럴 의지가 부족해서란 말인가. 우리는 여기서 미네르바와 정권과의 심각한 차이를 발견하고 그것에 질타하기를 서슴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한마디로 양심과 의지의 차이가 바로 미네르바와 이 정권과의 차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미네르바를 잘 모른다.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또한 그는 무슨 직업을 지금 갖고 있는지, 그는 또 얼마나 배운 사람인지, 경제적 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아는 게 없다. 다만 우리는 그의 발언들을 통해 대단히 건강하고 정직한 상식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것만을 확인할 뿐이다. 그렇다 그는 정직하다. 정직하기 때문에 그는 그가 갖고 있는 보통사람 이상의 경제 분석 능력을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 고스란히 내 보이며 시대를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는 또 짚어보자. 이 정부의 고급 인력과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이 현실 앞에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여겨지는가. 확증 할 수는 없으되 당과 정과 청은 하나가 되어 이 정권의 출범 이후 다수의 국민들을 위한 정책은 애초에 버린 사람들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보여준 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의지, 그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정책 개발과 입안, 선포에서 확실히 그 근거들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이 정권과 정부는 국민전체를 위한 정치와는 상관없이 소수의 특권층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는 자들의 기만적이며 야만적인 동질의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인해 오늘 이 현실은 특권층을 형성하는 권력 집단 스스로가 갖고 있는 한계이자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그 후폭풍을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이 정부의 관료나 집권당 속에도 반드시 미네르바 이상의 현실 파악 능력과 대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또한 당연히 그러해야 하고) 그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한계로 인해 절대 그런 능력을 정책으로 입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그런 애국적 자세를 갖는 즉시 그들의 이익과는 상반되는 결론에 이르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 미네르바와 이 정부의 차이는 의지와 정직, 그리고 애국적 자세에서 그 차이가 나는 것이다. 슬프지만 우리는 이런 정부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귀에 국민의 그 어떤 아우성도 과연 들릴 것인가.

 

미안하지만 이 정부는 정말로 ‘촛불에 놀란 가슴 아고라의 깜빡이는 불빛에 놀라’고 있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핵심은 미네르바가 보여주는 정직과 건강한 의론과 대안으로 인해, 그들의 가장 아픈 아킬레스가 발각되는 것이 더 두려운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의 기만과 야만이 정면으로 들통 나기 시작하는 그 시작을 본질적으로 보여주는 미네르바식 접근법이 가장 두려운 것이다.